TENNIS-TEXT – SUPERELLIPSE

TENNIS-TEXT

일정한 구획 안에서 플레이어가 맞은편에 공을 주고 받는 게임. 테니스의 원류는 12세기 프랑스인들이 손바닥으로 공을 튀기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돌이나 가죽 공 등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원시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겠지만, 손으로 계속해서 튀겨도 아프지 않고 랠리가 지속될 만한 공이 발명된 시기가 아마 그즈음이었을 것이다. (아즈텍 문명에서처럼 단단한 공을 팔꿈치로 튀기는 경우는 예외로 하자.) 17세기에 이르러서는 주드폼(Jeu de paume)처럼 라켓을 사용하는 경기도 나왔다. 이것이 우리가 인식할 만한 경기 형태, 즉 도구를 사용해 공의 궤적을 제어하는 테니스 게임이 된 것은 1859년에서 1865년 사이 영국에서였다. 당시 영국에는 이미 꽤 다양한 종류의 라켓 게임들이 있었고, 그중 주드폼의 변형, 혹은 변형이라 할 수 있는 영국 짝퉁판 게임이 유행하고 있었다. 이 “진짜 테니스(Real Tennis)”라는 이름의 게임은 20세기 신문 기자들이 현대의 테니스를 론 테니스(Lawn Tennis)로, 그 이전의 테니스를 리얼 테니스(Real Tennis)로 구분하며 지은 것이다. 한마디로 현대 테니스는 야외(Lawn은 정원이란 뜻이다.)에서, 진짜 테니스는 실내공간에서 이뤄졌었음을 뜻한다.

초기에는 사람들이 라켓을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경기 중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나가기 일쑤여서 사방이 막힌 공간 안에서야 어느 정도 경기가 이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일정 크기의 닫힌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특정한 양식은 없었겠지만, 천장은 높아야 했다. 공간은 일반 가정집 거실 보다는 훨씬 넓고 길어야만 했고, 눈높이에 해당하는 곳에 창문은 없어야 할 것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공간은 흡사 신발 상자와도 같은 모양이었다. 바닥에는 꽤나 많은 선이 그어져 있었는데, 룰도 지금과는 달리 무척 복잡했다.(각 플레이어 간 공을 제어하는 수준 차가 많이 났기 때문에 적당히 핸디캡을 주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관람석 위쪽에는 차양이 있어 플레이어들이 관람객의 시선과 적당히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바실리카(Basilica)같은 타입부터, 코트야드(Courtyard)처럼 천장이 뚫린 타입까지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관람객은 플레이어의 게임을 단지 옆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상대를 강력한 1점 투시 공간 안에서(플레이어의 주변 건축물 벽에 의해 중앙 소실점이 형성된다.) 의식할 수 있게 된다. 바닥의 많은 선들은 정확한 거리감을 인지하는 데 유용하다. 빛은 잘 조절되고 있다.

당연히 보통 사람들은 그러한 공간을 쉽게 만들거나 소유할 수 없었다. 경기는 주로 귀족들의 여흥을 위한 것이었다. 이런 유형의 공간들은 너무나 단순하게 만들어진 탓에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나 경기가 없는 날, 혹은 리얼 테니스 경기장으로 더는 사용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지역 상인들에 의해 시장이 열리거나, 공공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리얼 테니스는 현재도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및 프랑스에 흩어져 있는 마흔일곱 개 전용 코트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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