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IMG-TXT – SUPERELLIPSE

BGIMG-TXT

CC 프로젝트는 총 네 권의 책이다. 『IMG』/『BGIMG』는 본 프로젝트의 주축이자 모든 책의 내용을 이어 주는 다리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의미와 양식, 형태와 콘텐츠가 언제든 하나의 좌표축으로 수렴 가능한 21세기 현대, 이미지와 텍스트를 설명하는 『IMG』가 한편에 놓인다. 바로 맞은 편에 예시 도판과 사진 페이지, 그리고 숫자로 이루어진 『BGIMG』가 펼쳐진다. 두 책은 제목과 형식이 거울상을 이룬다. 주체와 세계를 상징하는 거울상의 제목, 뻔한 유광 컬러 아트지와 무광 모조 내지―무광 컬러 표지와 유광 컬러 표지―가 질료와 색상의 거울상이라면, 이미지에 대한 내용임에도 단지 텍스트만 존재하는 공간, 도판을 압도하는 페이지 넘버, 서지 정보와 같은 부가 정보 등 스케일이 역전된 구성은 바로 구조-프로그램의 거울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정현은 그래픽 디자이너 배민기와 함께 새롭게 창조되었다기보다는 이전부터 주어진 것들, 어쩔 수 없이 고안된 것들, 과거와 현재의 양식들이 뒤섞여 혼돈에 빠진 디지털 세계―무시간성, 무질료성, 임의의 형태와 스케일의―를 다시 미래를 위한 좌표와 시간에 가두어 보는 최초의 프레임을 고안한다.

초타원형 출판의 전작 『PBT』에서 이미지를 숫자화된 공간에서 축조해 보려는 설계자의 시선이 엿보인다면, 『IMG』/『BGIMG』에서 드러나는 시선은 질서 있는 배열 위로 반복되는, 오류와 한계가 뒤틀어 버린 현실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것들의 끝없는 나열, 얇은 피막과 같은 것들로 둘러싸인 두터운 공간, 단단하지만 또한 부스러질 정도로 약한 것, 추상적이지만 구체적인 것… 이 모든 것들이 담기는 현실이란 무분별, 무차별하다. 인간의 시선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압도적 세계상에는 단지 일부만을 담아내는 매체와 도구를 통한 관찰자의 시선만 있을 뿐”이라 주장하는 저자의 말처럼, 이미지와 텍스트는 사진과 책과 전자 공간과 같은 매체로 연속 전이되며 필연적으로 진실과 멀어진다. 하지만 현실의 한계를 드러내는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진실”을 담아낼 기회일지도 모른다.

CC 프로젝트는 불연속적으로 반복 배열된 “부분의 진실”이 압축되며 합성된, “허구의 진실”을 다루고 있다. 『IMG』/『BGIMG』는 바로 그 세계를 포착하는 새로운 카메라 렌즈, 혹은 촬영 방식과도 같다. ‘130×180 밀리미터로 설정된 프레임이 겹쳐지면 35 밀리미터의 두께를 가져야 한다.’ 규칙과 숫자들은 불변이며 최종 완성을 약속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축소되고 늘어지거나 압축되며 뒤틀어져 버릴 것이다. 계획은 실현될 수 있을까? 마지막의 최후, 최후의 마지막까지 보존할 수 있는 진실이란 처음 계획 안에서 과연 얼마만큼을 차지할까?

*2012년 설립된 초타원형 출판은 크고 작은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독립출판사이다. 2014년 출간한 『PBT』를 시작으로, 특정 지역 건물을 다룬 『HLVT』, 뒤섞인 가짜(진짜?) 맥락 속 건물 이야기 『CC』, 당대 건축 이미지 재현 신방법론을 다룰 『ISBN』을 3년에 걸쳐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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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초타원형 스마트스토어